아이폰, 스마트한 피쳐폰 SCRAP Blogger

1. 아이폰은 정말 스마트폰인가?


스마트폰이란 용어의 유래는 과거 PDA 업체가 폰 기능을 포함시켜 PDA폰을 만들었듯이, 폰 업체가 PDA기능을 흡수하면서 "스마트폰"이라 명명한데서 출발한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고,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으며, 전화 기능 못지않게 이메일, 웹브라우징, 일정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전화기의 통칭이라 할 수 있겠다.


반대의 개념으로 피쳐폰이란 표현을 쓰는데, 기능이 제약되어 있고 사용자가 설치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의 제약이 있어 애초에 제조사에서 만들어진 대로 사용해야만 하는 전화기를 통칭한다. 모토로라의 레이저, 삼성의 햅틱 등 다수의 휴대 전화가 여기에 해당한다.


아이폰을 들여다보면,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고, 이메일, 웹브라우징, 일정관리 등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서의 충분한 기능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을 상당히 제약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 클라이언트나 웹브라우저는 변경할 수 없으며 (풀브라우징이 가능한 어플리케이션들도 사파리 엔진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전화기능, 문자기능, 시스템 잠금기능 역시 변경이 불가능하고, 파일시스템에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블루투스 프로파일도 제약적이며, 기본 입력기를 변경할 수도 없다. (각 어플리케이션 별로 키 배열의 커스터마이징은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큰 특징 중 하나인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 한 것이다.
물론 제일브레이크 (Jail Break, aka JB)를 수행하면 많은 분들이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지만, 애플은 엄연이 JB를 금지하고 있다.


그저 예쁘게 치장하기 위해 UI를 변경하는 것은 할 수 없다 치더라도, 기본 입력기 변경이 불가능하다거나, 웹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없고,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변경할 수 없는 등의 문제는 분명 불편한 점이다. 실제로 사파리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 반면, 오페라나 5800의 기본 브라우저는 플래시 재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웹 환경에 보다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국내 웹 환경의 후진성 이야기로 흐르지는 말자.)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아이폰은 피쳐폰에 가깝다. 제조사가 만들어준 대로 사용하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햅틱 같은 휴대 전화만 하더라도 wipi 기반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의 설치가 가능하다. 이메일도 사용할 수 있고, 웹브라우징도 된다.


아이폰은 피쳐폰이라고 말하기에는 지나치게 스마트 한 것이 사실이나, 정의로 보자면 피쳐폰이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물론, 피쳐폰과 스마트폰의 경계 자체가 모호하고 마케팅 용어에 가깝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2. 피쳐폰인 아이폰, 그 전망은 어두운가?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의 대항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꼽는다. RIM은 블랙베리 OS가 있고, 노키아는 심비안이 있고, 삼성은 WM 기반에서 이제 BADA라는 독자 OS 개발에 나섰다.


바야흐로 스마트폰의 전성시대이고, 굳이 스마트폰이라는 분류를 하지 않더라도, 휴대전화가 단순 전화 기능에서 벗어나 모바일 단말기로서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아이폰은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필자는 "그렇다" 라고 말하고 싶다.
철저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최고의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UX 또는 UE라 칭함) 을 제공하는 것이 애플이 주장하는 바 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WM 기반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어떤 사람은 사용하는 오페라 브라우저의 버전에 따라 웹브라우징 속도와 렌더링 수준에서 모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같은 버전의 오페라 브라우저라고 하더라도 단말의 해상도와 CPU의 성능에 따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얼핏 자유로운 이러한 환경은 결국 사용자가 더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기위한 노력으로 이어져야 하며, 이러한 과정은 일반 사용자에게 어렵게 느껴지기 십상이다.


반대로 사파리 for 아이폰의 경우는 동일한 웹 사이트에 동일한 조건으로 접속하며,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갖게 된다. 아이폰의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웹 사이트 제작자들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홈페이지를 별도로 제작하기도 한다.


앱스토어 역시 아이폰은 동일한 해상도를 갖은 몇 안되는 단말기만을 출시하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어플리케이션이 동일한 조건으로 구동된다. 반면 보다 오픈된 시스템인 안드로이드나 WM은 최적화된 앱스토어를 제공하기 위해서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사용자들은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을 가려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전화기능만 해도 비록 다양한 사용자의 의견을 모두 충족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다른 어플리케이션보다 우선하여 수행되는 전화 기능은 불편함이나 불쾌함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 커스터마이징은 포기했지만 말이다.


애플이 생각하는 적절하게 통제된 환경 하에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진리는 아닐 것이다. 모든 단말 제조사나 모바일 OS 제조 업체가 같은 마인드로 제품을 만들 필요는 없다. 단지 왜 지금까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불편하고 어려운 것으로 인식했는지를 파악하고 보다 사용자 중심의 환경을 구축하는데 제조사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애플의 행보는 여러 제조사들에게 영감을 제공하였고, 이제 WM7을 포함하여 다양한 모바일 OS들이 보다 친숙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폰이 아이폰 자체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마트폰들의 경쟁 상대는 아이폰이 아니라 피쳐폰이다.


3. 아이폰, 그 미래 전망은 "밝다."


필자는 적어도, 단순히 얼리 기질이 있는 가젯티어들만의 아이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피쳐폰의 특징을 갖고 있는 아이폰은 반짝이고 작은 것을 좋아하는 여성 유저들, 라이트한 유저들에게 가장 적합한 스마트한 피쳐폰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 휴대 전화 이용자들의 대부분이 이러한 라이트한 유저들이기 때문에, 아이폰은 충분히 어필할 것이다. 비록 생경한 AS 정책과, 고가의 요금제, DMB의 부재가 발목을 잡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꼭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아이폰의 영향으로 많은 다른 휴대 전화들이 사용자들 마저 스마트해 질 것을 강요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하여 모든 휴대 전화가 스마트폰이 된다면, 그 때에는 아이폰이 가장 피쳐폰에 가깝지 않을까? 그 때에는 아이폰이 가장 쉽고 단순한 휴대 전화기로 인식되지 않을까?


이제 막 5살이 된 딸내미가 아이폰으로 게임을 하고, 전화를 걸고, 사진을 찍는 것을 보면서 문득 우리는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오히려 아이폰이 불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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